[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락앤락이 지난해 4251억원(연결기준)의 깜짝 매출을 내며 ‘부활’ 신호탄을 쏜 가운데, 밀폐용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3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던 밀폐용기 매출은 지난해 15%~20가량 급성장하며 락앤락의 실적반등을 이끌었다. 식품저장 수요가 많은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밀폐용기 판매량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락앤락은 ‘편의점 도시락 혼밥족’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는 등 1인 가구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의 지난해 제품매출(국내/별도기준) 2044억원 중 56%에 달하는 1135억원이 밀폐용기 등 저장용품에서 발생했다. 락앤락의 밀폐용기 매출은 지난 2013년 한 번 ‘1000억원 고지(1007억원)’를 넘은 후, 2014년 974억원, 2015년 990억원으로 정체기를 겪어왔다. 국내 밀폐용기 시장의 한계가 확인된 셈이다. 락앤락이 핫앤쿨 등 텀블러를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 상품과 수납함ㆍ조리도구 등 리빙용품 사업 육성에 주력해 온 이유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달라졌다. 아웃도어 상품 매출은 2013년 399억원에서 2014년 382억원, 2015년 373억원, 지난해 357억원으로 하락했다. 2014년 704억원에 달하던 리빙용품 매출도 지난해 571억원으로 20% 줄었다.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아웃도어 상품 판매량이 휘둘린데다, ‘홈인테리어’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리빙용품 경쟁업체가 난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밀폐용기 매출의 두자릿수 성장(직전 2년 평균 980억원→1135억원, 15.8% 증가)이 없었다면 실적반등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락앤락이 최근 GS25와 손잡고 내놓은 ‘유어스×락앤락 기념세트’의 모습.

업계는 락앤락 밀폐용기 ‘화려한 부활’의 이유를 1인 가구의 증가세에서 찾았다. 1인 가구는 음식을 그때그때 조리하기보다 오랜 시간 저장해 두고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밀폐용기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락앤락 측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전체 가구 수의 증가와 소득 수준의 향상, 생활 방식의 변화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싱글족을 겨냥한 제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의 숫자는 506만 1000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락앤락은 편의점 등 1인 가구 이용 빈도가 높은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관련 시장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GS25와 손잡고 내놓은 ‘유어스×락앤락 기념세트’가 대표적인 예다. 밥ㆍ반찬의 냉동 및 해동에 최적화된 ‘햇쌀밥용기’와 냉장고 도어포켓 용기 ‘인터락’ 등을 인기 인스턴트 식품과 결합해 전국 GS25 편의점에서 판매한다. 락앤락 관계자는 “1인 가구와 신학기 자취생에 특화해 상품을 기획했다”며 “유통과 제조의 협업을 통해 잠재시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헤럴드경제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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